

정 소 암 Jeong so-am 소암차, 찻잎마술, 다오영농조합법인 대표, 농림축산식품부 신지식농업인 399호
소 개

안녕하세요. 지리산 화개에서 차를 짓고, 차를 통해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소암차, 찻잎마술, 그리고 다오영농조합법인의 대표 정소암입니다.
저는 화개에서 태어나 차나무 곁에서 살아왔습니다. 차는 제게 새로운 소재라기보다, 오래 곁에 있어 온 일상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차를 ‘만든다’기보다는, 해마다 다른 얼굴로 자라는 차나무의 흐름을 따라가며 그 결과를 나누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암차는 지리산 자락의 야생차를 중심으로, 손으로 덖고 가마솥으로 익히는 전통적인 제다 방식을 기반으로 합니다. 찻잎마술은 그렇게 만들어진 차가 일상의 자리에서도 부담 없이 마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이름이고, 다오영농조합법인은 차잎·차꽃·차씨까지 차나무 전체를 농업과 식문화의 관점에서 다루기 위한 조직입니다.
그동안 차와 함께 살아온 시간을 정리하며 『차신』과 『잭살학개론』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이 책들은 차에 대한 이론이나 해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지리산 화개에서 차를 짓고 마시며 겪어온 경험과 생각을 기록한 결과물에 가깝습니다. 특히 『잭살학개론』은 화개 일대의 전통 홍차인 잭살이 어떤 환경과 생활 속에서 이어져 왔는지를 정리한 기록입니다.
저에게 차는 빠르게 정의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같은 나무에서 나온 찻잎이라도 해의 기후와 수확 시기, 제다 과정에 따라 전혀 다른 맛과 향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차를 소개할 때도 늘 설명은 조금만 남겨둡니다. 차를 마시는 사람이 각자의 속도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 또한 차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차가 지나치게 앞서 나서지 않는 것입니다. 차는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충분히 전달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한 잔의 차가 조용히 놓여 있고, 그 사이로 각자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오가는 순간. 그 시간이 오래 남는 차를 만들고, 또 이어가고 싶습니다.
하 이 라 이 트

농림축산식품부 신지식농업인 399호
다오영농조합법인 대표
소암차 대표
찻잎마술 대표
『차신』 저서
『잭살학개론』 저서
차씨오일, 차꽃와인, 차콩차 등 차나무 부산물 및 확장 식품 개발
이 일 을 하 며 느 끼 는 것

차를 다루는 일은 늘 같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어렵고, 그래서 오래 붙들게 되는 일이라고 느낍니다. 해마다 찻잎의 상태가 다르고,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도 차의 인상이 달라집니다. 그 차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이 일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 일을 통해 우리나라 차 문화의 흐름을 잇고 있다는 책임감을 자주 느낍니다. 새로움을 만들기보다, 이미 이어져 온 방식과 기억이 끊어지지 않도록 정리하고 건네는 역할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판단하거나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조금 늦더라도 차가 보여주는 흐름을 지켜보는 시간을 통해 차를 이해하는 동시에, 우리 차 문화가 다음으로 이어질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일을 계속하게 됩니다.
인 터 뷰
Q. 솔향재 한옥에서 만나볼 수 있는 차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그리니어와 함께 소개하게 된 상품은 유자잭살입니다.
유자잭살은 남해 해풍을 맞고 자란 토종 유자 안에, 전통 홍차인 잭살과 지리산 산돌배, 모과를 함께 넣어 만든 차입니다. 하나의 재료가 앞서기보다는, 각각의 재료가 가진 성격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구성한 차입니다.
유자의 속을 비우고 그 안에 재료를 채우는 과정은 전부 수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경남 하동 화개 지역의 어르신들이 모여 유자의 속을 파내고, 야생차 보존 구역에서 재배한 차나무의 찻잎으로 만든 잭살과 돌배, 모과를 하나하나 넣습니다. 모과의 단단한 결에 유자가 찢어지기도 하고, 욕심내어 많이 넣다 터지기도 하지만, 재료의 비율을 줄이기보다는 다시 손을 보아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완성된 유자잭살은 서늘한 곳에서 오랜 시간 자연 건조됩니다. 건조 과정에서도 유자의 껍질이 벌어지지 않도록 상태를 살피며 손을 더해야 하는, 시간과 손길이 함께 필요한 차입니다. 겉모습은 다소 투박하지만, 그 안에 담긴 향과 맛은 비교적 분명합니다.
유자잭살은 물 2리터 기준으로 한 알을 사용합니다. 따뜻하게는 끓여서, 차갑게는 냉침으로 마실 수 있으며, 한 알로 2~3일 동안 여러 차례 물을 보충해 마실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맛과 향은 점차 옅어지지만, 그 과정 또한 이 차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유자잭살은 새로움을 만들기 위해 기획된 차라기보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어져 오던 방식과 기억을 다시 꺼내어 정리한 차입니다.
화개골에서는 예전부터 유자, 돌배, 모과, 차잎을 함께 달여 마시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왔습니다. 특별한 이름이 붙어 있지 않아도, 계절이 바뀌거나 몸이 허할 때 집집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만들어 마시던 차였습니다. 유자잭살의 시작은 그 풍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전통 홍차인 잭살 또한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잭살은 화개 일대의 야생차를 원료로, 해마다 기후와 찻잎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만들어져 온 차입니다. 일정한 맛을 유지하기보다는, 그 해의 조건을 그대로 담아내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유자잭살은 이 잭살의 흐름 위에 유자, 돌배, 모과를 더해 하나의 차로 엮은 결과입니다.
제작 방식 역시 가능한 한 손을 많이 덜어내지 않았습니다. 유자의 속을 파내고, 재료를 채우고, 건조하는 과정까지 대부분 손으로 이루어집니다. 효율을 생각하면 굳이 고집할 필요는 없지만, 이 방식이 재료의 상태를 가장 잘 살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유자가 터지거나 찢어지는 경우가 생겨도, 재료를 줄이기보다는 다시 손을 보아 마무리합니다.
유자잭살이라는 이름에는 특별한 의미를 덧붙이기보다, ‘유자 안에 잭살이 들어 있다’는 가장 단순한 설명을 담았습니다. 차가 가진 배경과 과정이 이름보다 앞서기 때문입니다.
특정한 효능을 강조하기보다는, 좋은 재료를 정성스럽게 다루는 과정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못생겼지만 담백하고, 상큼하지만 과하지 않은 차.
그 정도의 인상으로 기억된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Q. 그리니어와 솔향재에서 차를 소개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그리니어는 한국의 계절과 자연, 지역의 맥락을 경험으로 풀어내는 방식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차 역시 설명이나 정보보다, 그 자리에 놓였을 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그 방향이 잘 맞았습니다.
이번 협업에서는 차가 하나의 상품으로 소비되기보다, 그리니어가 만들어온 공간과 시간 속에서 조용히 스며드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했습니다. 자연과 계절을 존중하는 그리니어의 관점 안에서, 유자잭살 또한 무리 없이 놓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Q. 소암차를 만나는 사람들께 전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차에 대해 많이 알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마시는 한 잔을 이해하려 애쓰기보다, 그 시간에 잠시 머물러 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차는 늘 같은 맛을 내지 않고, 마시는 사람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느껴집니다. 그 차이를 틀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받아들여 주신다면, 그 자체로 충분한 만남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담 없이 마시고, 필요하다면 말을 줄이고, 각자의 속도로 이 자리를 지나가셔도 좋겠습니다.
차는 그 옆에 조용히 놓여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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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소 암 Jeong so-am소암차, 찻잎마술, 다오영농조합법인 대표, 농림축산식품부 신지식농업인 399호
소 개
안녕하세요. 지리산 화개에서 차를 짓고, 차를 통해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소암차, 찻잎마술, 그리고 다오영농조합법인의 대표 정소암입니다.
저는 화개에서 태어나 차나무 곁에서 살아왔습니다. 차는 제게 새로운 소재라기보다, 오래 곁에 있어 온 일상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차를 ‘만든다’기보다는, 해마다 다른 얼굴로 자라는 차나무의 흐름을 따라가며 그 결과를 나누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암차는 지리산 자락의 야생차를 중심으로, 손으로 덖고 가마솥으로 익히는 전통적인 제다 방식을 기반으로 합니다. 찻잎마술은 그렇게 만들어진 차가 일상의 자리에서도 부담 없이 마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이름이고, 다오영농조합법인은 차잎·차꽃·차씨까지 차나무 전체를 농업과 식문화의 관점에서 다루기 위한 조직입니다.
그동안 차와 함께 살아온 시간을 정리하며 『차신』과 『잭살학개론』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이 책들은 차에 대한 이론이나 해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지리산 화개에서 차를 짓고 마시며 겪어온 경험과 생각을 기록한 결과물에 가깝습니다. 특히 『잭살학개론』은 화개 일대의 전통 홍차인 잭살이 어떤 환경과 생활 속에서 이어져 왔는지를 정리한 기록입니다.
저에게 차는 빠르게 정의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같은 나무에서 나온 찻잎이라도 해의 기후와 수확 시기, 제다 과정에 따라 전혀 다른 맛과 향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차를 소개할 때도 늘 설명은 조금만 남겨둡니다. 차를 마시는 사람이 각자의 속도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 또한 차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차가 지나치게 앞서 나서지 않는 것입니다. 차는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충분히 전달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한 잔의 차가 조용히 놓여 있고, 그 사이로 각자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오가는 순간. 그 시간이 오래 남는 차를 만들고, 또 이어가고 싶습니다.
하 이 라 이 트
농림축산식품부 신지식농업인 399호
다오영농조합법인 대표
소암차 대표
찻잎마술 대표
『차신』 저서
『잭살학개론』 저서
차씨오일, 차꽃와인, 차콩차 등 차나무 부산물 및 확장 식품 개발
이 일 을 하 며 느 끼 는 것
차를 다루는 일은 늘 같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어렵고, 그래서 오래 붙들게 되는 일이라고 느낍니다. 해마다 찻잎의 상태가 다르고,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도 차의 인상이 달라집니다. 그 차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이 일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 일을 통해 우리나라 차 문화의 흐름을 잇고 있다는 책임감을 자주 느낍니다. 새로움을 만들기보다, 이미 이어져 온 방식과 기억이 끊어지지 않도록 정리하고 건네는 역할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판단하거나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조금 늦더라도 차가 보여주는 흐름을 지켜보는 시간을 통해 차를 이해하는 동시에, 우리 차 문화가 다음으로 이어질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일을 계속하게 됩니다.
인 터 뷰
Q. 솔향재 한옥에서 만나볼 수 있는 차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그리니어와 함께 소개하게 된 상품은 유자잭살입니다.
유자잭살은 남해 해풍을 맞고 자란 토종 유자 안에, 전통 홍차인 잭살과 지리산 산돌배, 모과를 함께 넣어 만든 차입니다. 하나의 재료가 앞서기보다는, 각각의 재료가 가진 성격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구성한 차입니다.
유자의 속을 비우고 그 안에 재료를 채우는 과정은 전부 수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경남 하동 화개 지역의 어르신들이 모여 유자의 속을 파내고, 야생차 보존 구역에서 재배한 차나무의 찻잎으로 만든 잭살과 돌배, 모과를 하나하나 넣습니다. 모과의 단단한 결에 유자가 찢어지기도 하고, 욕심내어 많이 넣다 터지기도 하지만, 재료의 비율을 줄이기보다는 다시 손을 보아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완성된 유자잭살은 서늘한 곳에서 오랜 시간 자연 건조됩니다. 건조 과정에서도 유자의 껍질이 벌어지지 않도록 상태를 살피며 손을 더해야 하는, 시간과 손길이 함께 필요한 차입니다. 겉모습은 다소 투박하지만, 그 안에 담긴 향과 맛은 비교적 분명합니다.
유자잭살은 물 2리터 기준으로 한 알을 사용합니다. 따뜻하게는 끓여서, 차갑게는 냉침으로 마실 수 있으며, 한 알로 2~3일 동안 여러 차례 물을 보충해 마실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맛과 향은 점차 옅어지지만, 그 과정 또한 이 차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유자잭살은 새로움을 만들기 위해 기획된 차라기보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어져 오던 방식과 기억을 다시 꺼내어 정리한 차입니다.
화개골에서는 예전부터 유자, 돌배, 모과, 차잎을 함께 달여 마시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왔습니다. 특별한 이름이 붙어 있지 않아도, 계절이 바뀌거나 몸이 허할 때 집집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만들어 마시던 차였습니다. 유자잭살의 시작은 그 풍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전통 홍차인 잭살 또한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잭살은 화개 일대의 야생차를 원료로, 해마다 기후와 찻잎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만들어져 온 차입니다. 일정한 맛을 유지하기보다는, 그 해의 조건을 그대로 담아내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유자잭살은 이 잭살의 흐름 위에 유자, 돌배, 모과를 더해 하나의 차로 엮은 결과입니다.
제작 방식 역시 가능한 한 손을 많이 덜어내지 않았습니다. 유자의 속을 파내고, 재료를 채우고, 건조하는 과정까지 대부분 손으로 이루어집니다. 효율을 생각하면 굳이 고집할 필요는 없지만, 이 방식이 재료의 상태를 가장 잘 살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유자가 터지거나 찢어지는 경우가 생겨도, 재료를 줄이기보다는 다시 손을 보아 마무리합니다.
유자잭살이라는 이름에는 특별한 의미를 덧붙이기보다, ‘유자 안에 잭살이 들어 있다’는 가장 단순한 설명을 담았습니다. 차가 가진 배경과 과정이 이름보다 앞서기 때문입니다.
특정한 효능을 강조하기보다는, 좋은 재료를 정성스럽게 다루는 과정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못생겼지만 담백하고, 상큼하지만 과하지 않은 차.
그 정도의 인상으로 기억된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Q. 그리니어와 솔향재에서 차를 소개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그리니어는 한국의 계절과 자연, 지역의 맥락을 경험으로 풀어내는 방식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차 역시 설명이나 정보보다, 그 자리에 놓였을 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그 방향이 잘 맞았습니다.
이번 협업에서는 차가 하나의 상품으로 소비되기보다, 그리니어가 만들어온 공간과 시간 속에서 조용히 스며드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했습니다. 자연과 계절을 존중하는 그리니어의 관점 안에서, 유자잭살 또한 무리 없이 놓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Q. 소암차를 만나는 사람들께 전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차에 대해 많이 알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마시는 한 잔을 이해하려 애쓰기보다, 그 시간에 잠시 머물러 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차는 늘 같은 맛을 내지 않고, 마시는 사람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느껴집니다. 그 차이를 틀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받아들여 주신다면, 그 자체로 충분한 만남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담 없이 마시고, 필요하다면 말을 줄이고, 각자의 속도로 이 자리를 지나가셔도 좋겠습니다.
차는 그 옆에 조용히 놓여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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